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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고종율 (admin)    2012/02/21 21:50:11

학교 내 폭력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폭력 피해자의 비율이 낮다는 점을 들어 이 문제를 쉽게 생각합니다. 또 다른 이들은 오히려 ‘피해자에게 지적, 사회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혼자 날카로운 척을 합니다. 하지만 학교 폭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피해자의 비율이 낮아도, 설혹 피해자에게 조금 문제가 있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사회와 사회의 운영 구조가 폭력을 막아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가해 학생들은 폭력을 행사할 때 들키지 않기 위해 숨어서 가슴 졸여야 합니다. 그것이 정상적인 사회입니다. 폭력은 들키면 안 되는 일이기에,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기에, 당당히 폭력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날 만큼 순기능을 잃었습니다. 그들이 속해 있는 사회(학교 및 가정)는 이 아이들이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 아이들의 실존 공간을 없애는 순화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마치 오염된 물에서 찌꺼기를 걸러내는 여과지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는 이러한 기능들이 없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이러한 폭력 및 패거리 문화, 혹은 반사회적인 활동을 우리 사회가 스스로 생산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포스트 모더니즘적 자아’는 방향성을 상실한 자아입니다. 사회가 공유하는 가치나 감각이 없습니다. 미래를 만들어갈 안정적인 비전을 갖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나아갈 방향성이 없습니다. 그 대신 사람들은 사회가 부여한 역할들에 의한 산물이 됩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는 결과물을 중요시하는 사회가 부여한 역할들이 있습니다. 직업, 재능, 재화, 생산, 즐김 등은 사회가 부여한 역할들입니다. 인생이 꽃 피고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가지고 갈 감각이나 비전이 없고, 그 자리를 사회가 부여한 역할이 대신하는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회적인 성공과, 존중의 우선순위를 정해놓은 사회가 부여한 역할을 하도록 길들여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가 부여한 역할이 지고의 선이 됩니다. 따라서 부여받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제도적 장치에 적응되지 못한 사람은 사회에서 배제당하기에 파괴적 자아가 생겨납니다. 결과적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게 됩니다. 친구를 때려도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자라나는 주변 환경을 두루 돌아보면, 모든 방향에서 아이들은 사회가 부여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도록 강요받습니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억압받습니다, 자연 학습을 나가도, 심지어 교회에서 들리는 말씀도 사회가 부여한 역할을 하도록 억압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세례(침례) 요한을 찾아갔던 제자들을 향해 묻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마 11:7). 세례(침례) 요한은 갈대가 아닙니다. 부드러운 옷을 입은 사람도 아닙니다. 그는 주님의 길을 예비한 사람입니다. 사회가 부여한 역할에 순응한 사람만이 훌륭하다고 생각되던 그 사회에서, 그는 말씀과 사명을 붙잡고 선 견고한 사람입니다.


우리도 사회가 부여한 역할 대신, 하나님이 이 세상 가운데서 불러내신 성도로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온전한 자아를 지닌 다음 세대를 세우는 견고한 삶이 바로 우리들의 삶입니다.


 



_ 고종율 목사 파이디온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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