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비용도 들지 않은 가르침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합니다(Preaching that costs nothing accomplishes nothing).”
이 말은 캠벨 몰간(Campbell Morgan)의 후임으로 영국 웨스트민스터 채플(Westminster Chapel)을 섬겼던 존 헨리 조(John Henry Jowett) 목사가 남긴 말씀입니다. 건강 문제로 비교적 이른 나이인 59세로 세상을 떠난 이분은 다이내믹하지는 않았지만(그는 설교 원고를 보고 읽었다고 합니다) 은혜 있고, 분명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씀으로 그가 목회했던 영국 버밍엄과 뉴욕의 5번가 교회 그리고 웨스트민스터 채플의 부흥을 이끌었습니다. 평생 예수를 믿게 된 것이 행운이고 축복이었다고 고백하던 노 목사님의 이 말씀이 새해를 시작하는 제게 마치 철심이 가슴에 박히는 듯한 인상으로 다가옵니다.
파이디온이 다음 세대를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우기 위해 사역을 시작하고, 주님의 은혜를 입으며 달려온 지 34년이 되는 해가 떠올랐습니다. 무엇 하나 잘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도 한 해를 잘 보내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귀합니다. 새로운 한 해도 하나님의 은혜가 귀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은혜가 더욱 감사한 일이 되기 위해 우리 모든 동역자들이 집중하고 쏟아부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음 세대를 세우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읽고,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표현해서, 바르게 전달하는 일입니다. 이 중요한 사역을 위해 우리 사역자들은 비용과 대가를 지불해야만 합니다. 우리의 지성, 물질, 시간 그리고 노력을 투자해서 필요한 말씀을 발견하고 준비해서 전해야만 합니다. 언제나 동일한 진리의 말씀이지만 또한 언제나 새로운 언어와 도구들을 통해 새롭게 전해질 수 있는 박진감과 활력과 놀라움이 넘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런 하나님의 말씀이 제대로 전해지려면 우리 사역자들이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말씀을 알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내어 고민하고, 먼저 배워 앞서 있는 분들의 가르침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을 내어 깨달은 교훈들의 단어들과 말들을 다듬고 고쳐야 합니다. 그런 다음 이 말씀이 마치 하나님이 그 시간에 말씀하시는 것처럼 전달되도록 도구들과 자료들을 만듭니다. 그리고는 성령께서 사용하시도록 마음을 내어드려야 합니다. 이 모든 일에 비용과 대가가 들어갑니다. 만일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비용을 절감하려 한다면 아무리 다음 세대들이 혹하고 솔깃해하며 달려들어도 그것은 그들을 변화시키는 말씀이 되지 못합니다. 다만 그들의 눈과 귀를 잠시 빼앗아올 뿐입니다.
대가를 지불하는 일은 늘 우리를 머뭇거리게 하고 게으르게 합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하겠습니다. 우리 자신을 위해 쓰는 것들을 조금 아껴야 하겠습니다. 즐거운 것들을 즐기는 것을 하나라도 줄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준비하는 데 비용을 들여야 하겠습니다.
말씀 사역의 원로께서 말씀하신 이 한 문장이 새로운 해를 시작하는 우리 모든 다음 세대 사역자들에게 복이 되는 말씀이기를 소원합니다.

_ 고종율 목사(파이디온 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