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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 사랑과 의심 사이
고종율 (admin)    2011/01/03 13:42:51

1990년 4월 23일(한국 시간 24일)은 인류 우주 개발의 역사에 보이지 않는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난 날입니다.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15년 동안 약 17억 불(2조 원) 이상을 들여 만든 허블망원경을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린 날이기 때문입니다. 대기 및 기상 조건에 따른 영향 없이 이전보다 훨씬 정확하고 자세하게 우주를 연구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허블망원경은 대상을 관측할 때 최고 0.007초각(arc-seconds/ 0.04도) 정도만 흔들리도록 만든 인류 최고의 초정밀 망원경입니다. 그런데 발사되어 궤도에 진입한 후 실행한 첫 번째 실험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핵심 중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반사 거울에 구면 수차가 발생하여(거울이 빛을 굴절시키는 각도에 차이가 생긴 것) 관측물이 흐리게 보인 것입니다. 한마디로 초정밀 망원경으로써의 가치가 사라져버린 겁니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발칵 뒤집혔음은 물론, 책임자가 백악관과 의회까지 가서 해명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1993년에 우주 왕복선을 타고 간 우주인들이 망원경에 보정 렌즈를 달고, 거울을 교체해 겨우 망원경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 거울을 제작한 퍼킨 앨머(Perkin-Elmer) 사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반사경 제작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검사 과정에서 거울에 일부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지만, 책임자는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명예 때문인지, 자신의 명예 때문인지는 그 이유가 불분명합니다. 또한 미항공우주국도 몇 번이나 거울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도 확인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확인 이후에 생길 처리 과정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세계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있고, 최고의 조직이라는 평을 듣는 미항공우주국도 사람이 내는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고는 다름 아닌 리더십의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사역자들도 사역 현장에서 이와 비슷한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 좋고 효과적인 방법이 있음에도 자신에게 피해가 오거나 처리할 일이 많아지면 그 문제를 회피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비겁한 것이지요. 또한 자신의 책임이 아닌 것은 등한시합니다. 경영의 측면에서 볼 때 협력과 능력의 극대화라는 면에서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성경적으로 볼 때는 불의하고 불충한 종의 모습으로 비치는 일입니다. 지체인 형제의 실수에 대하여 민감하고, 자신의 실수에 대하여 관용적인 모습은 다분히 기회주의적일 뿐만 아니라 ‘무엇에든지 참되어야’ 하는 사역자의 모습에 반하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거울 제작사가 용기 있게 고백했다면 그 회사의 실력과 정직성이 한층 높아졌을 것입니다. 또한 사람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한층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담당 과학자의 꼼꼼한 확인은 수억 불이 낭비된 불필요한 수리 과정을 없애주었을 것입니다.
사역자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사랑의 대상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며, 의심의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성실성에 대한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부족한 우리를 주님의 사역자로 세우시고 다음 세대를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우도록 부르신 그 부르심을 위해, 사랑과 의심을 바르게 활용해야 합니다.


 



_ 고종율 목사(파이디온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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