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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 한 해의 마지막 시간에도 지혜를 간구합니다
고종율 (admin)    2011/01/03 13:50:34

“하루가 얼마나 화려했는지 알려면 저녁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One must wait until the evening to see how splendid the day has been). - 고대 그리스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
지나간 날들이 어떠했는지 알게 되는 12월입니다. 화려한(?) 신년을 시작하고 1년 동안 바쁜 생활을 했으면서도 한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한 해입니다. 부지런히 살았던 것으로 세밑의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한 해 동안 애쓰고 수고한 열매를 자랑할 수 없을 만큼 잘못된 삶을 살지는 않았는데 해가 갈수록 살아온 한 해 한 해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역설적이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살아온 햇수만큼 성숙한 것이라는 스승님의 말씀이 위로가 됩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런 감정을 갖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한계를 인식함이 해마다 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현실적으로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변화와 도약이 필요한 멋진 성취 대신에 무모함과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범주 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 느껴지는 진한 아쉬움을 실패 없는 삶을 살았다는 안도와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었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위로를 삼게 됩니다. 이런 이유에서 한 해의 마지막에 후회와 아쉬운 마음이 드는 또 다른 원인 하나를 든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변화와 도약을 이루는 용기가 부족함을 아쉬워하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삶의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생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갑니다. 이런 원숙함과 처세에 대한 이해가 마음속의 화려한(?) 열망을 가능하게 하는 용기의 발휘를 오히려 통제하고, 조절하게 하며, 또한 용기 없는 삶에 익숙하게 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기회를 놓친 것을 아쉬워하고, 이루지 못한 것이나 가보지 못한 길이 막연히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후회하게 됩니다.
이번 연말은 한 해의 마지막에 반복되는 이러한 아쉬움을 벗어던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 목사의 말이 생각납니다. “오! 하나님, 저에게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평정심과 변화되어야 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그리고 이 둘을 식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십시오”(O God, give us serenity to accept what cannot be changed, courage to change what should be changed, and wisdom to distinguish the one from the other).
진정으로 자신의 한계를 안다면, 이루지 못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주님이 주신 일이라면 언제나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이 해야 할 일이고, 포기해야 할 일인지를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는 마지막 달입니다. 이 시간이 반복되는 후회와 성숙하지 못했던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에 마음을 잃기보다는 우리가 해야 할 일과 필요한 자세가 무엇인지 하늘의 지혜를 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가 이제와는 다른 행복으로 다가올 것을 확신합니다.


 



_ 고종율 목사(파이디온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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